[신종 코로나 확산]
광둥 다녀온 부부-국내동거 모친 확진… 광둥성서 환자 1131명 발생
후베이성 다음으로 확진자 많은데 입국때 증상 없으면 자가격리 안해
국내 4번 환자 퇴원… 3번째 완치
국회에도 열화상 카메라 설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3명 추가돼 총 27명이 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민원실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국회 관계자가 출입자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2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그의 아들(51)과 며느리(37·중국 국적)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중국 광둥(廣東)성에 머물렀다. 9일까지 광둥성의 신종 코로나 환자는 1131명이나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에 있을 때 부부가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와 후베이성 우한(武漢)시는 도로 기준으로 약 1000km 떨어져 있다. 비행기를 타면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 후베이성 외 감염 유입 가능성 높아 26번(아들), 27번(며느리) 환자 부부가 만약 후베이성을 가지 않았다면 광둥성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후베이성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에서 감염된 국내 환자는 지금까지 없었다.
중국 입국자에 대한 특별검역절차는 4일부터 시작됐다. 부부가 입국한 지난달 31일 당시 후베이성 이외 중국 지역의 경우 기본적인 발열 체크 외에 건강상태질문서 작성이 추가된 상태였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검역을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부 모두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후베이성 외 중국 지역 입국자의 경우 별도의 입국장이 마련됐지만 무증상이면 입국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 대신 국내 연락처와 주소를 파악한다.
처음 증세를 느낀 건 27번 환자다. 4일 처음으로 잔기침 증상을 느꼈다. 다음날 시흥 소재 한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대상이 아니라 검사를 받지 못했다. 25번 환자도 6일 기침과 인후통 증상을 느끼고 7일 같은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날은 검사 대상이 ‘14일 내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사람’에서 ‘여행력을 고려해 의사의 소견으로 감염이 의심되는 자’로 확대된 첫날이다. 그러나 25번 환자는 검사를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시흥보건소는 “변경된 지침을 오후에 통보받아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25번 환자는 8일 다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뒤늦게 아들 부부의 감염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확진환자가 1만명이 넘는다는 점을 들어 입국제한 조치를 서둘러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이 광둥성에서 감염된 걸 전제로 “모든 발병 국가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중국 지역 입국제한은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에선 세 번째 퇴원 전 세계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813명으로 늘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 774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치명률(致命率·특정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우한시 4.9%, 후베이성 3.1%다. 중국 전체는 0.16%다.
국내 환자들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4번 환자(55·남)가 퇴원했다. 세 번째 완치 환자다.
폐 기저질환이 있었던 16번 환자의 상태는 호전돼 안정적인 상태다.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최고령 25번 환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70대 고령이라 좀 더 면밀하게 환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고 기저질환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은 9일 오후까지 2571명의 의심환자가 신고됐고 1683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