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현대차 이어 협력업체 지원 결정… 삼성전자, 자재 공급 물류비도 지원 中공장들 10일부터 재가동 시작… 지역봉쇄로 완전 정상화는 힘들듯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회사 매출이 70%가량 줄었다. 올해 초 중국 회사 주문이 늘면서 한숨 돌리나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공장을 운영하다 한국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대표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업이 재개돼도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 엔지니어가 중국에서 빠져나가 한동안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중국 상무부가 각 기업의 업무 복귀를 통보함에 따라 10일부터 중국 기업들이 공장 재가동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중국 정부가 외출 금지령 등 강력한 외출 제한 조치를 풀지 않고 있어 생산시설이 100% 풀가동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꽁꽁 얼어붙은 중국 내수시장이 풀리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를 이유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면서 거래가 중단된 중소기업도 다수”라며 “지난해 불경기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탓에 경영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은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삼성은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조업 중단, 부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2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삼성은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 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대출 지원하고 1조6000억 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협력사가 긴급 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화물을 항공 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부품을 급히 조달하기 위해 원부자재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경우 협력사의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동일 dong@donga.com·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