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조4600억… 전년比 1100억↓ 법인세율 올렸지만 기업실적 부진, 주택거래량 줄어 양도세도 감소 정부 지출은 늘어 올 재정도 적신호
10일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2019회계연도 총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4600억 원으로 2018년보다 1100억 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경기 부진으로 민간 소비와 기업 수익성이 악화됐던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2016∼2018년에는 국세가 전년 대비 20조 원 이상 더 걷혀 이른바 ‘세수 풍년’이었는데 이 흐름이 끊긴 것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정부가 예상한 세입예산 294조8000억 원보다 1조3400억 원 모자랐다. 국세 수입이 세입 예산보다 덜 걷힌 것은 2014년(―10조9000억 원) 이후 5년 만이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양도소득세 수입도 1년 전보다 1조9000억 원 줄어든 16조1000억 원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부진하고 세율이 낮아지면서 증권거래세 수입도 전년 대비 1조7000억 원 줄었다.
경기 흐름이 악화되면서 올해 세수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국세 수입 예상치는 291조9969억 원으로 2019년보다 2조7950억 원 줄었다. 정부와 국회가 국세 수입 감소를 예상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추산보다 3조3093억 원 적은 288조6876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세수가 부족한데도 정부 지출은 계속 늘어나면서 올해 재정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1∼11월 기준 45조6000억 원 적자를 냈다. 이는 2011년 월간 통계 발표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71조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수 서울시립대 교수(전 통계청장·조세재정연구원장)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일시적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재정지출을 재점검해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