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줄어드는 취업시장
7일 LIG넥스원이 서울 서대문구 ‘캐치카페 신촌’에서 연 채용설명회에서 인사팀 관계자가 구직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공채를 폐지하는 대신에 전공자 중심으로 10∼20명만 참석하는 소규모 취업설명회를 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은 이날 모인 학생 18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분야 신입사원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캐치카페 신촌에서는 LIG넥스원을 포함해 총 3개 기업이 동시에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한 기업의 인사 관계자는 “특정 분야의 인재를 찾을 때는 공채보다 오히려 소규모 설명회가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전했다.
○ 기업 64% “공채보다 수시채용이 좋아”
이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취업 전문기업인 진학사 캐치가 올 상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 100곳의 인사담당자를 전화 조사한 결과 “수시채용을 할 것”이라는 기업이 3곳 중 2곳(64%)에 달했다. 기존처럼 “공채로 진행할 것”이라는 답은 14%에 그쳤다.
기업의 주된 채용 방식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면 학생들의 취업정보 입수 경로도 바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변화로 예전과 같은 대규모 기업설명회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다.
한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그동안 줄어온 학교별 ‘캠퍼스 리크루팅’이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10대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채용 시기에 맞춰 필요한 직무에 한해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설명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기업과 직무를 미리 정해 두고, 해당 기업이 언제 설명회나 수시채용을 진행하는지 점검하는 ‘맞춤형 수고’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
○ 취업 선배들 “지원 기업과 업무 구체적으로 노려라”
공채 대신 수시채용이 취업 시장의 주류가 되면 기업의 인재상도 바뀐다. 공채 때 지원자를 걸러내던 학점, 영어 점수 등의 ‘스펙’이 예전의 힘을 잃게 된다. 그 대신 해당 기업과 직종에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취업 성패의 중요 요소로 떠오른다.
이는 이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의 충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농심의 R&D 직무 채용 설명회에 참여했다가 취업까지 성공한 A 씨는 “R&D 설명회에서 했던 현직자와의 대화가 실제 농심의 면접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른 대기업에 취업한 B 씨는 “정치외교학 전공이지만 마케팅 직무에 관심을 갖고 맞춤형으로 준비해 취업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최근 수시채용 중심으로 바뀌는 채용 시장에서 현직자 멘토링과 직무별 소규모 채용설명회 등이 취업준비생을 위한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