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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곽신애, 정지우 아내이자 곽경택 동생

입력 | 2020-02-11 03:00:00

“상상도 안해본 일 실제로 벌어져”
이미경 CJ부회장도 숨은 주인공… 해외 유력자들 만나 여론 조성




“영화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말씀해 주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안주하지 않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9일(현지 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62)이 말했다.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60)에게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 책임프로듀서(CP)로 기생충의 해외 진출과 수상 캠페인을 전폭 지원했다. 영화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이 부회장은 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영화 ‘마더’(2009년)의 제작투자를 맡으면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CJ는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마더’, ‘설국열차’ 등의 투자, 배급을 맡았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이 부회장의 꿈이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미소,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그의 유머 감각이다”라고 말했다.

곽신애 바른손이엔에이 대표(52)는 아카데미 92년 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제작자가 됐다. 그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지금 이 순간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인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키를 쥐고 제작한 영화가 단 한 편뿐인 자칭 ‘초짜’ 제작자다. 봉 감독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봉 감독이 ‘기생충’ 트리트먼트(시놉시스보다 좀 더 구체화된 개요)를 보내 오면서부터다.

당시 ‘작품에 폐가 될까 봐 너무 두렵지만 설레기도 합니다’라고 봉 감독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뭘 또 두렵기까지씩이나’라는 답변이 왔다고 한다. 곽 대표는 봉 감독에 대해 “상대방이 최선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주는 감독”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영화인 가족’이기도 하다. 곽 대표의 오빠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고, 영화잡지 ‘월간 키노’ 기자 시절 만난 남편은 영화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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