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중단 피해’ 고소인 불러 조사… 펀드 돌려막기로 수익률 조작 투자자 모으는 과정 불법 판단… 라임 “펀드 회수율 50~77% 예상”
1조6000억 원의 투자금이 묶인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대해 검찰이 고소인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검찰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돌려 막기를 통해 수익률을 조작하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고 판단해 자본시장법상 불건전 영업행위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날 라임운용과 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자 A 씨 등을 불러 조사했다.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A 씨는 라임운용이 수익률을 조작하고 허위 사항을 기재해 투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검사를 파견받는 등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라임운용이 불법 자전(自轉)거래를 통해 10%대의 수익률이 발생하는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전거래는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가 투자한 자산을 판 뒤 또 다른 펀드가 그 자산을 사는 내부 거래다. 검찰과 금융 당국은 자전거래를 허용하는 규정의 예외 조항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임운용은 또 추가로 유입된 자본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를 계속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5일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에 앞서 라임운용에 대한 물밑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 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발견했고, 이 과정에서 라임운용의 불법도 포착했다고 한다. 현재 이 전 부사장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거액을 환전해 공범 2명과 잠적해 도주 중이다.
10일 라임운용은 펀드 회계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전달받은 모(母)펀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예상 회수율이 각각 50∼65%, 58∼77%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이와 관련해 14일 사모펀드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혁 hack@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