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당국 초기대응 실패로 환자 폭증… 치료시설-물자-인력 감당 못해 확진자 1만8000명 넘은 우한시… 임시병원 합해도 병상 1만개 그쳐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자의 95% 이상이 발생했고, 사망률도 중국 다른 지역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사망자 1017명(11일 기준) 가운데 후베이성은 974명(95.8%)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시에서 사망자가 748명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우한시의 사망률은 4.1%인 반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사망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처럼 후베이성에 사망자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 실패와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발병 초기 환자를 제때 격리하지 않아 환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시설, 물자, 의료 인력이 모두 모자라 제대로 치료를 못 했다는 것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치료 지정 병원 26곳의 병상은 7259개에 불과했다. 매일 환자가 2000∼3000명 급증하는 상황에서 위중한 중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웠다. 부랴부랴 3일 우한시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 9일 1600개 병상 규모의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열었지만 1만8000명이 넘는 우한시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는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대형병원이 3개, 중환자용 베드는 110여 개밖에 없었다”며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