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기소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34)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박상옥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00억 원, 추징금 122억6700여 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동생(32)은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앞서 이 씨와 동생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7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2월부터 6개월 간 원금과 투자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약 240억 원을 모은 혐의와 2014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증권방송 등에 출연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총 292억 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씨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사기적 부정 거래로 취한 부당이익이 큰 점 등을 고려해 징역 5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약 130억 원을 선고했다.
이어 2심은 범죄 인정 범위를 대체로 유지하며 “시세 조종과 같은 전형적인 시장질서 교란 행위와는 다르다”며 일부 유죄 부분을 무죄로 바꾸고, 무죄 일부도 유죄로 바꿔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했다.
한편 이 씨는 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고, SNS 등을 통해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이 씨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이던 지난해 3월, 이 씨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이 씨가 방송과 SNS에서 자랑했던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 매각대금을 노리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였다. 주범 김모 씨(34)는 이 씨 동생이 부가티 베이론을 15억 원에 팔고 이 중 현금 5억 원을 부모에게 건넨 당일 이 씨 부모를 습격해 살해했다. 카카오톡 메시지엔 답을 하면서 전화를 걸면 받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긴 이 씨 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 씨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