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가운데),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오른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한 출연진이 환호했다. AMPAS 홈페이지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오스카의 주인공’이 됐다.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화 속 장소들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던 10일 기준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1억6500달러(약 2000억 원)의 티켓 수입을 거뒀다. ‘오스카 효과’로 수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연미 경제평론가는 11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의 경우 아카데미 남녀주연상 배우들의 몸값이 평균 20% 뛴다. 작품상을 받으면 수입이 평균 1500만 달러(약 18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각국 배급사들은 발 빠르게 상영관 수를 추가 확보하고 있다. ‘기생충’은 이미 북미에서 1000여 개의 상영관을 확보한 상태인데, 북미 배급사 네온은 이번 주말 상영관을 2000개까지 늘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 평론가는 ‘기생충’의 파급력이 영화 산업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책으로 출판되거나 만화·웹툰 등 형태로 가공될 수 있다는 것.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등으로 유명한 미국 HBO 방송도 ‘기생충’ 드라마 제작을 CJ ENM과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또 박 평론가는 2015년 고려대 이장혁 교수팀과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기생충’이 한국상품 수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케이팝(K-POP)에 한정된 연구이긴 하지만, 케이팝이 한국 제품 구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라며 “유튜브에서 케이팝 조회수가 1회 늘어나면 2015년 기준으로 수출액이 6500달러. 클릭 한 번에 740만 원씩 우리나라가 돈을 더 벌어온다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봉준호라는 감독 혹은 ‘기생충’ 관련 클릭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의 구글 인덱스도 올라갈 것이다. 관련해 한국 상품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