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회 등 12개 지역단체 집회 열어
강원 화천군의 사회단체 대표들이 12일 군청에서 최근 산천어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화천군 제공
화천군번영회 등 화천지역 12개 단체는 12일 오전 군청에서 집회를 열고 “조 장관은 공식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올해 산천어축제가 이상고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군부대 폐쇄 등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조 장관의 발언에 대해 화천군민은 분노한다”며 “동물학대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작은 도시의 성공한 축제에 대해 물고기 생존권 운운하는 건 화천군민이 물고기보다 못하다는 논리이자 화천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강원도의회와 강원도 시군번영회연합회도 성명을 발표했다. 강원도의회 의원 일동은 11일 성명을 통해 “지역경제가 파탄 직전의 급박한 상황에 빠져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국민의 생존은 안중에도 없는 조 장관의 태도에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환경부가 제동을 건 강원도 현안 사업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조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천어축제와 같은)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화천군 홍보대사인 소설가 이외수 씨, 김진태 국회의원, 4·15총선 출마 후보자들이 잇달아 조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천어축제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한 동물권 보호 단체들은 조 장관의 발언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1개 단체로 구성된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우리의 환경 및 생태 정책을 총지휘할 책임이 있는 고위 공직자로서 균형 잡힌 시선은 물론 지식인으로서의 용기도 보여준 소신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