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秋장관 수첩에 ‘안대희’ ‘박영수’ 메모 적힌 까닭은…

입력 | 2020-02-13 03:00:00

첫 기자간담회 중 노트 펼쳐놔
일각 “윤석열 중용한 검찰 선배들… 특수통 비판 준비했다 말 아낀듯”



추미애 장관 수첩 메모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추장관의 수첩이 펼쳐져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책상 위에 검은색 노트를 펼쳐놓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했다.

대한민국 국회라고 적힌 이 수첩에는 검찰 관련 메모가 파란색과 빨간색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특히 ‘안대희(국민검사)’ ‘박영수’라는 단어는 맨 첫 줄과 둘째 줄에 있었다.

하지만 추 장관은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 내내 이 2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추 장관은 “특정 부서를 우대하는 인사가 바로 직전의 인사였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단행된 검찰 인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 등 검찰 내 이른바 ‘특별수사통’ 검사들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을 준비했다가 직접적인 언급을 아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2003년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했는데 당시 광주지검 검사이던 윤 총장은 이 수사팀에 참여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당시 중수부장이었다. 윤 총장은 또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끈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 근무했다. 박영수 전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2년 동안 지냈다.

‘안대희’ ‘박영수’라는 이름 아래에 ‘계좌를 보여주며’라는 구절을 쓴 것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특별수사통 검사의 광범위한 계좌 추적을 비판하기 위한 것” “윤 총장의 최근 수사 방식을 겨냥했다”는 말이 나왔다. 수첩에 적힌 ‘검사의 객관 의무’ ‘검찰은 법을 수호하고 실현하는 사법적 기관’ 등은 추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