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7연패 삼성화재, 공격수 살릴 세터가 필요해

입력 | 2020-02-13 03:00:00

김형진-권준형 토스 방향 읽혀… 공격수들 상대 집중 블로킹에 고전
관계자들 “삼성 전성기 이끌었던 대한항공 유광우 복귀 시켜야”




이제 인정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기장’ 교체를 검토할 때가 됐다. 그리고 구관이 명관일지 모른다.

삼성화재는 11일 KB손해보험에 패하면서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7연패에 빠졌다. 이 정도면 공격과 수비가 모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세터’가 제일 큰 문제다.

세터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상대 블로킹을 여는 것. 세터가 상대 블로커 수가 적은 쪽으로 공을 띄울 때 공격 효율이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일 때 평균 공격 효율은 41.8%로 2명 이상일 때(30.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삼성화재 주전 세터 김형진(25)은 전 구단 주전 세터 가운데 블로킹을 여는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 김형진이 토스할 때 상대 블로커 수는 평균 1.8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2.4%로 가장 낮았다. 김형진은 지난 시즌에도 상대 블로커가 1.9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19.0%로 가장 낮았다.

백업 세터 권준형(31)은 블로킹을 여는 재주가 더 떨어진다. 권준형은 상대 블로커 수를 1.860명으로 늘리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0.5%로 줄이는 세터다.

이런 이유로 프로배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삼성화재가 다시 유광우(35·대한항공)를 불러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에 7차례 우승을 선물한 ‘프랜차이즈 세터’였다. 그러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박상하(34)의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건너갔고 이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항공에 몸담고 있다.

물론 대한항공은 상대 블로커를 1.677명으로 묶는 유광우를 내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이적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대한항공은 군 복무 중인 황승빈(28)이 돌아오기 때문에 세터 전력에 여유가 생긴다. 과연 유광우는 다시 친정팀 조종간을 잡을 수 있을까.

한편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는 12일 한국전력에 3-2(22-25, 25-10, 25-19, 22-25, 15-6)로 역전승을 거두고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벌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