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따라 최대 6개월 재활 훈련 소리 강도나 음의 높낮이 조절 등 편안하게 듣고 사용하도록 도와 1∼2시간 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 부작용 거의 없고 고령 환자도 가능
지난달 15일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가 환자에게 인공와우 외부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은 재활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는 곳과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 제공
최근 고도난청 환자를 위한 인공와우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방에 거주하는 노인 난청 환자들은 서울 병원까지의 왕래 부담 때문에 치료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공와우 치료는 주기적인 관리와 재활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까운 병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인공와우 수술 전문가인 이은정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치료법을 들어봤다.
― 보청기와 인공와우의 차이는….
― 인공와우 수술은 오래 걸리나.
“아니다. 오히려 중이염 수술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 1, 2시간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수술이다. 요즘 90세 이상 노인들도 이 수술을 받는다. 부작용도 별로 없다. 하지만 수술 뒤 인공와우에 적응하는 재활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에는 서울 이외 지역 병원에서도 인공와우 수술과 이후 재활 프로그램을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사는 곳 근처에 인공와우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면 그곳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 재활치료는 어떤 것인가.
“기계(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꿀 때 처음에는 우리 몸이 생소한 신호로 인식해 듣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이에 적응하는 의학적 훈련이 재활과정이다. 수술 이후 4주가 지나면 외부 소리를 인공와우에 전달하는 어음처리기(귀에 불이거나 거는 외부 장치)를 작동시킨다. 소리가 안으로 전달될 때 고르게 들어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전기적으로 조정하는 ‘매핑’ 작업을 한다. 소리 강도나 음의 높낮이를 조절해서 환자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이다. 환자가 소리를 잘 듣고 연습하는 언어치료도 병행한다.”
“6개월 정도 걸린다. 초기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일주일에 1, 2번 정도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기계를 착용하자마자 바로 적응하는 분도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재활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병원과 거리가 멀면 재활치료 과정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 바로 조치하기도 힘들다.”
―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19세 미만 고도난청의 경우 양쪽 인공와우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 19세 이상 고도난청 환자의 경우 보청기 효과가 없을 때에는 한쪽의 인공와우 수술비용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예전에 비해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 수술에 대한 거부감으로 주저하는 환자도 있을 것 같은데….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이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이복이 씨(80)와 이창현 씨(70)를 만났다. 이복이 씨는 “처음에는 내 나이 팔십에 무슨 수술을 받아야 하나 싶었다”며 “그러나 막상 자식들 권유로 수술을 받아보니 아프지 않고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창현 씨는 “인공와우로 귀가 뻥 뚫린 듯 잘 들리니 사람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며 “좋아하는 TV 시청도 편해져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과거 고도난청 환자였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터뷰 내내 막힘이 없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