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고향 대신 험지 출마 제안… 김태호도 고향 포기, 창원 출마 고심 ‘낙동강 벨트’ 구상 탄력받아 김형오 “절반의 수확”… 주말께 결론 ‘靑감찰무마 의혹’ 폭로 김태우 영입, 구로을 투입… 윤건영과 맞대결 추진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2일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출마 지역 선정에 막판 진통을 겪으며 결론을 못 냈다. 그러나 서울 대신 ‘부산경남(PK) 험지 배치론’이 부상하면서 ‘낙동강 벨트’ 구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공관위는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영입해 서울 구로을 투입을 검토하는 등 ‘한강 벨트’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는 홍 전 대표가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대신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맞붙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홍 전 대표 제안대로 낙동강 벨트에 힘을 싣자는 주장과 서울 동대문을에 투입해 한강 벨트를 강화하자는 주장이 맞섰다고 한다. 한 공관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서울로 올라오면 서울 전체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른 공관위원은 “자진해서 고향을 떠나 험지로 가겠다고 한 만큼 이를 고려해 충분히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른 의견을 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대신 창원성산 출마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들이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절반의 수확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산경남은 굉장히 중시하는 지역이고 빼앗긴 곳을 탈환해야 한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지역은 말할 나위도 없이 수도권”이라며 여지를 뒀다.
진통 속에도 공관위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지역구 공천 신청자 647명에 대한 면접에 돌입했다. 서울 지역부터 시작된 첫날 면접에는 광진을 출마를 희망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공관위는 종로의 황교안 대표와 동작을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울 강서을에서 4선에 도전하는 서부권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동부권 오 전 시장을 잇는 한강 벨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구로에 김태우 전 수사관과 3선 김용태 의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전 수사관은 11일 국회에서 김형오 위원장과 만나 “16일 출범하는 대통합신당에 입당하겠다”며 서울 험지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 전 수사관이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기획상황실장과 맞붙어 ‘청와대 심판론’을 부각시킬 적임자라고 보고 구로을 출마를 권할 방침이다. 공관위는 지역구인 서울 양천을을 떠난 김 의원을 구로갑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저격수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동주 djc@donga.com·유성열·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