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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TV버전’에 팬들 두근두근

입력 | 2020-02-13 03:00:00

[‘기생충’ 오스카 역사 바꾸다]美 HBO 제작… 봉 감독도 참여
봉 “영화에 못 담은 스토리 많아”… 주인공 낙점 두고 의견 쏟아져
서울-런던 배경 영화 2편도 준비




美, 드라마판 ‘설국열차’ 5월 방영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2013년)를 리메이크한 드라마 ‘스노피어서’ 첫 회가 5월 31일 미국 TNT에서 방송된다. 2015년 제작에 돌입한 스노피어서는 기상 이변으로 얼어붙은 지구최후의 생존자들이 탄 기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사진 출처 스노피어서 페이스북

‘봉준호 감독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

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봉 감독의 다음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봉 감독은 미국에서 남은 인터뷰와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초 귀국할 예정이다. 봉 감독은 12일 귀국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배우 송강호 등과 함께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한다.

칸과 오스카를 석권한 거장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5월 31일 미국 TNT를 통해 방송하는 드라마 ‘스노피어서’가 오스카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원작 영화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턴 역할은 제니퍼 코널리, 송강호의 역할은 더비드 디그스가 각각 맡았다.

영화 ‘기생충’도 드라마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이 작품은 ‘왕좌의 게임’ ‘뉴스룸’ ‘체르노빌’로 유명한 HBO에서 방송한다. 봉 감독은 ‘빅쇼트’ ‘바이스’를 연출한 애덤 매케이 감독과 공동 제작을 맡을 예정이다. ‘기생충’의 드라마 버전이 어떤 형태로 공개될지 궁금증이 크다. 봉 감독은 지난달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로는 2시간 분량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장면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수많은 스토리가 있다. 이런 아이디어를 5, 6시간으로 자유롭게 탐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의 드라마 버전에 대해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 ‘화니와 알렉산더’를 예로 들기도 했다. 제56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석권한 이 작품은 TV와 극장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봉 감독은 ‘가정부 문광(이정은)의 얼굴에 왜 멍이 있었을까’ ‘연교(조여정)와 민혁(박서준)의 비밀스러운 관계’ 등 영화에 담지 못한 미묘한 관계와 서사를 언급했다.

세계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기생충의 캐스팅을 둘러싸고 각종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할리우드 매체 데드라인은 “캐스팅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는데도 마크 러펄로가 주연이 된다는 소문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색인종 배역을 백인 배우로 바꾸는 ‘화이트 워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시아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 “배경이 미국이라면 다양한 인종을 발탁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봉 감독은 오스카 수상 후 가진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영화 차기작 2건을 언급했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공포 상황을 그린 한국어 영화와 2016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어 영화로, 2년 전부터 준비 중이라고 했다. 영어 영화는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절반씩 촬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런던 고층아파트인 그렌펠타워 대화재(실제 사건 발생은 2017년)라는 등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CNN은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봉 감독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며 ‘계획이 있다. 그게 내 일이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