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수사기록 유출 혐의 검찰, "국민 신뢰 잃어" 각 실형 구형 법원 "검찰 언론브리핑, 비밀 아냐"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록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1심 법원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현직 판사들에 대한 사법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5·사법연수원 19기)·조의연(54·24기)·성창호(48·25기) 부장판사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언론을 활용해 관련 수사정보를 적극적으로 브리핑하고, 관련 법관들에 대한 징계 인사조치 등 사법행정을 위해 수사상황을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다”며 “(이 사건 정보가) 법원행정처 관계자들로 인해 (공무상) 비밀로서 보호될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성·조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영장 전담판사들의 형사수석부장에 대한 보고와 형사수석부장의 법원 행정처에 대한 보고는 별개로 각기 정당성이 있다”며 “이들은 신 부장판사가 공소사실 내 9개 문건을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사정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수사 기밀을 몰래 빼돌린 행위로 수사와 영장 재판에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조 부장판사와 성 부장판사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신 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정운호 게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영장전담판사들을 통해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 등 10건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번 판단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사건 가운데 현직 판사에 대한 첫 선고다. 지난달 무죄 판결이 내려진 유해용(54·19기)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경우 현재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관련 연루 의혹을 받는 현직 판사들은 재판 업무에서 배제된 채 사법연구 업무를 맡으며 1심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