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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민경욱 “씨XX” 논란에 “수준 봐라…文, 기뻐할 것”

입력 | 2020-02-13 15:17:00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왼쪽)와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3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씨XX, 잡것들아” 등 욕설을 하자 “수준 봐라. 쌍욕 안 해도 얼마든지 정권 비판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리적 비판을 할 능력이 없으니 쌍욕을 하는 것이다. 여당이 못 했으면 야당이라도 잘 해야 하는데, 그것도 못 한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욕설은 집권여당에 아무 타격도 주지 못한다. 외려 자기 진영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며 “이런 욕설을 들으면 대통령은 외려 기뻐하신다. 민주당은 외려 두 팔 벌려 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권에서 비판할 게 그렇게 없나? 내가 보기엔 비판할 거리가 봄철 진달래꽃 흐드러지듯이 사태가 졌는데”라며 “싸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욕설을 빼고, 문재앙·좌빨·친북주사파 하는 딱지도 빼라. 그거 뺐더니 할 말이 하나도 없다면 아직 정권을 비판할 준비가 안 된 것”이라고 질책했다.

또 “한국당에서 이런 분에게 공천 주면 선거기간 내내 고생할 것”이라며 “함량에 미달되는 분들은 정치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제가 정봉주의 퇴출을 주장했듯이 이런 분들은 보수주의자들이 나서서 한국당에서 정리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인의 욕설은, 우리 정치문화에서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보수의 자정능력을 보겠다. 정권에 실망한 민심은 보수 역시 과거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야당을 제대로 비판하려면 일단 비판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며 “쌍욕은 진영논리에 함몰된 소수 광신적 지지자들에게 시원함을 줄지 몰라도, 다수의 합리적 보수주의자들과, 그리고 그들이 획득해야 할 중도층에게는 혐오감만 줄 뿐”이라고 끝마쳤다.

앞서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지하 시인의 글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인 중”이라는 전제와 함께 “씨XX 잡것들아. 니 XX들이 다 처해묵기 시작하더니 눈깔마저 휘까닥 뒤집혀져 부렸더냐”, “별의별 짓거리들 똥 싸듯 내질러” 등 입에 담기 힘든 원색적인 글을 인용했다.

민 의원의 글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삼·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이 언급됐으며, 이해찬·김경수·임종석·조국 등 여권 인사들도 거론됐다. 또 노회찬 전 의원과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노동 운동가 전태일 등도 언급됐다.

한편 ‘김지하가 토할 것 같다’는 제목의 이 글은 여러 가지 버전으로 오랫동안 누리꾼들 사이에 떠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지하 시인은 이 시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글이라고 밝혔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