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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폭행 사망’ 태권도 유단자들 “살인 의도는 없었다”

입력 | 2020-02-13 15:54:00

피해자 여자친구에 '같이 놀자' 시비 불거져
클럽밖 상가로 끌고가 마구 폭행…결국 사망
3명 모두 "살인 고의 없어…상해치사만 인정"




새해 첫날 서울 광진구 클럽에서 2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체대생 3명이 첫 재판에서 모두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는 13일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21)씨, 이모(21)씨, 오모(21)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수의차림으로 출석한 이들은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학생’이라고 대답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예비적 공소사실로 상해치사를 적용했다. 공소사실이 2개일 경우 주위적 공소사실이 유죄가 되면 예비적 공소사실은 판단할 필요가 없어진다.

검찰은 “피고인 3명 모두 태권도를 전공한 학생들”이라며 “이들은 (클럽에서) 피해자 여자친구에게 ‘같이 놀자’며 손목을 당기다가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자를 클럽 밖 상가로 끌고 가 폭행했다”며 “이들은 태권도 4단이기 때문에 폭력행사에 있어 그 정도가 정확하고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를 잘 알고 있음에도 벽을 등지고 서 있는 피해자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자 양쪽에서 주먹으로 수회 때리고 무릎으로 차서 피해자의 가드(방어)가 풀리자 쓰러진 피해자의 얼굴을 걷어차는 등의 폭행을 가해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드린다”며 “다만 살인에 대한 고의는 없었다. 예비적 공소사실인 상해치사 혐의만 인정한다”고 말했다.

오씨 측 변호인도 “살인 동기도 없었고 동기를 가질 시간도 없었다”며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 상해치사 혐의만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씨 측 변호인 역시 “피해자를 끌고 나와 멱살을 잡고 다리를 넘어뜨렸지만 얼굴을 가격하진 않았다”며 “상해는 인정하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목격자 2명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다음달 30일 2차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키로 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새벽 광진구 화양동의 한 클럽에서 피해자와 시비가 붙자 폭행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태권도 전공자인 피고인들은 싸움이 나자 피해자를 클럽 밖 상가로 끌고가 집단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사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