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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앞둔 대박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스토브리그’의 성공비결

입력 | 2020-02-14 06:57:00

북한과 야구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내세워 시청자 사랑을 받은 두 드라마가 14일과 16일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tvN ‘사랑의 불시착’과 SBS ‘스토브리그’다.(왼쪽부터) 사진제공|tvN·SBS


■ 디테일…비주류의 힘…스타 재발견

‘스토브리그’ 야구 비리 등 현실감 묘사
‘사랑의 불시착’ 의상·사투리 전문가 조언
스포츠·북한 ‘비인기 소재’ 편견 극복
하도권·채종협 등 조연 열연도 눈길

주말 안방극장의 두 주역,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와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14일과 16일 나란히 막을 내린다. 각각 17%(이하 닐슨코리아, 1월17일 기준)와 17.7%(2월9일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며 간만에 드라마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닮은 듯 다른 매력의 두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 시청자 공략에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 디테일·비주류·재발견의 힘

‘봉테일’ 봉준호 감독도 울고 갈 세밀한 묘사의 힘이다.

프로야구단 드림즈를 운영하는 사무국(프런트) 이야기를 조명한 ‘스토브리그’는 구단 사이의 선수 트레이드, 스카우트 비리 등 실제 사례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았다. 오랜 야구팬인 이신화 작가가 그동안 모아온 방대한 관련 자료가 여기에 녹아들었다. 이 같은 현실감을 향한 집념이 시청자뿐 아니라 야구팬들마저 열광하게 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극중 무대인 북한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에 공을 들였다. 은밀한 경로로 한국드라마를 즐겨보는 것이나, 한국의 각종 생활용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담겼다. 이를 위해 군 고위관계자부터 의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탈북자들과 탈북자 출신 보조작가, 북한 사투리 전문가가 힘을 보탰다. 덕분에 “에미나이(계집애)” “후라이 까지 마라(거짓말 하지 말라)” 같은 사투리 대사와 ‘북한 생일 축하송’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발판삼아 두 드라마는 비주류 소재라는 편견을 뚫고 흥행에 성공했다. 스포츠와 북한 배경 모두 드라마 시장에서는 그동안 환영받지 못한 소재였지만, 단번에 15%대 시청률을 넘어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13일 “두 드라마의 흥행은 대중이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스포츠, 북한뿐 아니라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소재를 내세운 드라마들이 활발하게 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스타도 ‘재발견’됐다.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 4번 타자 임동규 역을 맡은 조한선과 ‘사랑의 불시착’에서 능청스러운 사기꾼을 연기한 김정현이 그 주인공이다. 드림즈 소속 선수인 하도권, 채종협과 ‘사랑의 불시착’ 속 ‘민경대대 5중대’로 등장한 양경원, 유수빈, 이신영 등도 이번 기회에 대중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게 됐다.

● 로맨스 있고 없고·신인 VS 베테랑 작가·시즌2?

‘스토브리그’는 연애 이야기를 싹 빼고, 오로지 치열한 프런트의 세계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신화 작가가 “야구팀의 변화에 이어 더 깨끗하고 공정한 분위기로 바뀌려는 야구계 곳곳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랑의 불시착’은 판타지 로맨스 장르에 충실하게 모든 이야기를 주인공 현빈과 손예진의 로맨스에 집중시켰다. 북한이란 배경이나 스위스 로케이션도 이들의 로맨스를 더욱 애절하게 보이기 위한 장치였다.

신인작가와 베테랑작가의 대결 구도도 흥미로웠다. 이신화 작가는 ‘스토브리그’가 첫 드라마다. 다큐멘터리 보조작가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2016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타고 드라마 작가가 됐다. 이후 3년이나 편성을 기다렸다 ‘빵 터진’ 드라마로 단번에 스타 작가가 됐다.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 2TV ‘프로듀사’(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 등으로 드라마 한류를 이끈 박지은 작가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저력을 재입증했다.

시즌2 가능성은 엇갈린다. 로맨스 장르 특성상 극중 현빈과 손예진의 로맨스의 결말과 함께 ‘사랑의 불시착’은 모든 이야기를 완결할 전망이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즌제를 겨냥할 수 있는 드라마다. 제작사 길픽쳐스와 방송사도 시즌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가도 “아주 작은 씨앗 정도의 아이디어만 있다”면서도 “드라마를 향한 애정을 발판삼아 좋은 생각이 차오르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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