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민주 영입인재, 총선 두달 남았는데…“기다려라” 당 때문에 속앓이

입력 | 2020-02-14 10:12:00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해찬 대표와 19, 20번째 영입인사인 이경수 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부총장, 최기상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영입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해찬 대표, 이경수 전 부총장, 최기상 전 부장판사. 2020.2.11/뉴스1 © News1

4·15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외부인사들의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자 일부 영입인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13일) 면접심사를 끝으로 1차 공천 신청자에 대한 종합심사를 마무리했다.

공천신청자 추가 공모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이뤄지는 만큼 이번 주말 안에 일부 영입인사가 출마할 지역구에 대한 가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앞서 나왔지만, 당은 전략공천 지역이 발표되는 다음 주가 지나서야 이들이 출마할 지역구를 결정 짓는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영입인재 방식으로 들어온 19명의 인사 중 명확하게 총선 진로를 확정한 인물은 경남 양산갑 출마를 발표한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뿐이다.

이 원장 이외에 영입인사 대부분도 지역구 출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민주당의 비례대표 당선안정권 의석이 줄어든 데다, 선관위가 지난 6일 “비례대표 전략공천이 불가하다”고 결정해 비례대표로 출마하더라도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출마를 하더라도 전략공천을 받거나, 현역 평가에서 하위 20%를 받은 의원 지역에 공천을 받을 인재 폭은 2~5명 수준이라, 다수의 영입인재들은 당내 경선에 직접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뉴스1


당 핵심관계자들은 영입인재들에게 “원내 입성을 어떻게든 책임지겠다”, “박주민 의원 등 20대 총선 영입인사들도 막판에 지역구가 결정됐다”며 달래고 있지만, 영입 인사들 사이에서는 당 차원의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는 경기 고양 혹은 용인, 소병철 전 고검장은 전남 순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증권 사장은 세종 등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꾸준히 거론되지만 당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몇몇 영입인사들은 총선전략에 관여하는 핵심관계자로부터 특정 지역구 출마를 타진 받고 있는 한편, 그렇지 못한 인재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입인사는 뉴스1과 만나 “영입된 지 몇 달이 됐는데 당에서는 기다리라고만 얘기하고 언론에서 거론되는 출마지역에 대해 정작 당사자는 모르는 일일 때가 많다”며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하면 원래 직업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로 인해 이들 내부에선 결국 당이 영입인재들에게 당선 가능성이 낮은 험지 출마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최근 조동인 미텔슈탄트 대표는 경북 구미에,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 최지은 박사는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 특정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한 영입인사는 뉴스1에 “저는 영입될 때부터 그 지역구는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을 명확히 했고 당에도 전달했다”며 “그런데도 언론에 계속 거론되는 것을 보니 당 지도부가 다른 생각이 있는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영입인재들에 대한 당의 홍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은 영입인재들의 일부 발언 등이 논란이 되자 이들의 언론활동 등을 당의 공식기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영입인재들 사이에서는 선거에서 출마할 지역구가 늦게 결정되더라도, 그 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한데 당이 너무 이에 무신경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온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가량 당사에서 모임을 가지며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당은 현역의원을 각 인재들의 멘토의원으로 지정했는데, 영입식 이후에 해당 의원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인재도 있다고 한다.

한 인사는 “당에서는 ‘신비주의’ 전략이라고 하는데 선거운동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중들에게 잊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 활동의 폭을 넓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홍보에 나선 영입인재도 있다. ‘8호’ 이소영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 자신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소개한 카드뉴스를 게시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영입인재 중에는 스토리가 있는 대신 지명도가 낮은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구 경선에 나설 시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클 것”이라며 “영입해 놓고 방치했다는 원성을 듣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