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민 고통에 염장 질러” 정세균 총리 “오해 유감, 행동 더 신중” 식당 주인 “선의 왜곡된 것” 해명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의 한 카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얘기를 듣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13일 민생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를 찾은 정 총리는 한 음식점에서 30, 40년 전 쌍용 재직 시절 안면이 있던 60대 여성 종업원과 만났다. 정 총리가 “반갑다”며 “요새는 좀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고 하자 이 종업원은 “아이고, 그렇지 않다, 마음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손님이 좀 적을 때도 있고 그런데 아마 조만간 다시 바빠질 거니까 이런 때는 좀 편하게 지내는 게 좋다”고 했다. 정 총리는 렌즈 전문점에 가서는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확 줄었다가 좀 지나면 다시 회복된다. 그간 돈 많이 벌어놓은 것 갖고 조금 버티셔야지”라고 했다.
이런 정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서민 고통에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면전에서 대수롭지 않게 늘어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범여권인 정의당 역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결코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급기야 해당 식당 주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선의가 왜곡되는 현상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며 “(정 총리에게) 격려를 받은 저나 저희 직원 다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는데 난데없이 저희 매장과 총리께서 구설에 오르내리니 당혹스럽다”고 적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8시경 식당 주인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엄중한 시기에 오해를 사게 돼 유감”이라며 “총리로서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