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드 분리 운용’ 잇따라 언급
군 안팎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진화에 맞서 미국의 ‘사드 업그레이드’가 본격화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대남 타격용 신종 무기와 ‘북극성-3형’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사드 배치 때보다 한층 커진 만큼 미국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장비 성능과 전술적 효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도 이날 “지난해 미 국방부로부터 사드의 전반적 성능 개량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성주에 배치된 사드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성주에 배치된 사드(발사대 6기)의 요격 범위(최대 사거리 200km)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전방 지역은 벗어나 있다. 유효 사거리 등을 고려하면 경기 평택·오산 미군기지를 방어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발사대 일부를 수십 km 북쪽으로 이동 배치하면 작전 반경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적 미사일 위협 변화 등 작전 환경이 바뀔 경우 발사대 전체를 좀 더 북쪽이나 남쪽으로 이동 배치함으로써 전술적 유연성을 꾀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9월 사드 발사대를 포대에서 분리 배치한 뒤 원격조종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사드 발사대의 분리 배치 범위를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사드와 패트리엇 포대를 ‘한 몸’처럼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령 사드 레이더로 패트리엇을, 패트리엇 레이더로 사드를 발사할 수 있게 되면 적 미사일에 대한 상·하층 요격 효용성을 높일 수 있고, 요격 대응 시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의 반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드 발사대의 분리 배치가 북한을 빌미로 자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트집 잡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외교당국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사안이어서 (중-러 등) 관련국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사드 갈등이 빚어졌던 2016년에 비해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구도가 더 심화된 상황에서 비슷한 갈등이 재발한다면 더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내부 기류가 감지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