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기술 아무리 발전해도 성패 열쇠는 의사 숙련도”
강석호 로봇수술센터장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48·사진)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수술로 방광을 적출했다. 올 상반기에 누적 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팀 혹은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로봇 수술 200건을 돌파하는 의사는 강 교수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재 이 병원의 수술실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강 교수는 로봇 수술의 장점에 대해 “무엇보다 정밀하고 안전하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개복에서 복강경으로 발전했듯이 앞으로 로봇 수술 시대로 발전하는 것은 바꿀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수술이 만능은 아니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외형상으로는 로봇이 수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가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따라서 아무리 로봇 수술이라 하더라도 그 로봇을 다루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로봇 수술 시대가 되더라도 공장에서 뚝딱 물건을 만들듯이 로봇이 ‘기계적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는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 “보이지 않는 신경조직 등 확인… 훨씬 정교한 메스”
곽정면 국제진료센터장
곽 교수 또한 로봇 수술이 앞으로 보편화하겠지만 수술용 로봇이 외과의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수술 도중에 인공지능 로봇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의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술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수술은 대부분 의사의 ‘추측’으로 이뤄진다. 조직 뒤쪽에 숨어있는 혈관과 신경을 볼 수 없어 추측을 통해 수술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널리 시행되면 의사가 직접 볼 수 없는 혈관과 신경, 조직 등의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10년 혹은 20년 후의 수술실 풍경은 어떨까. 곽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스플레이 기술, 로봇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스마트 수술실이 구축될 것”이라며 “그 결과 수술의 품질과 안전성 모두 향상될 것이며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