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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토론토 신인”, 행동은 ‘터줏대감’

입력 | 2020-02-15 03:00:00

스프링캠프 장악한 ‘류현진 존재감’
한국 30여명 등 엄청난 취재 열기 속 담담하고도 당당하게 첫 불펜 피칭
“에이스 역할보다 재미있게 야구… 젊은 선수들에게도 도움 줄 것”
포수 “공 던지는 법을 알더라”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팀의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첫날인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보비 매틱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피트 워커 투수 코치(오른쪽)와 찰리 몬토요 감독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33개의 공을 던졌다. 사진 출처 토론토 페이스북

메이저리그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첫 공식 훈련이 열린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보비 매틱 트레이닝 콤플렉스.

지난 7년간 입었던 LA 다저스 유니폼 대신 토론토의 저지로 갈아입은 류현진(33)에게선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훈련했던 다저스 때와 달리 플로리다에서 치르는 첫 캠프지만 그는 평소처럼 담담한 표정이었다. 말로는 “난 이 팀에 새로 온 신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훈련 태도나 행동에서는 팀의 터줏대감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토론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류현진을 4년 8000만 달러(약 947억 원)에 영입했다.

첫 훈련부터 그는 구단 역사상 3번째로 몸값이 비싼 선수답게 팀 안팎에서 에이스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이날 훈련장엔 한국 취재진을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현지 매체까지 총 60여 명이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했다. 특히 30명이 훌쩍 넘는 한국 취재진의 수에 팀 관계자들과 현지 언론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며칠 전 개인적으로 불펜 피칭을 했던 류현진은 이날은 젊은 포수 리스 맥과이어(24)와 호흡을 맞췄다. 33개의 불펜 피칭 동안 자기가 가진 모든 구종(속구,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점검했다.

훈련장에 나와 남편 류현진을 응원하고 있는 임신 22주 차 배지현 전 아나운서. 더니든=서다영 스포츠동아 기자 seody3062@donga.com

그는 “천천히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려 나갈 생각이다. 미국 진출 후 해왔던 대로 하겠다”며 “처음부터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아직 나도 배울 것이 많다. 에이스의 역할보다는 재밌게 야구를 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면 내가 아는 범위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답했다.

이날 류현진의 공을 받았던 맥과이어는 “류현진은 어떻게 공을 던지는 줄 알더라. 몸 상태도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류현진이 다저스 시절 배터리를 이뤘던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과 류현진에 관해 대화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맥과이어는 음란행위로 미국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던 소식이 전날 캐나다 매체를 통해 보도됐지만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이날은 평소처럼 훈련에 참가했다. 이날 훈련장에는 임신 중인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가 남편을 응원하러 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16일 한 차례 더 불펜 피칭을 소화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불펜 피칭을 한 번 더 하고 라이브 피칭까지 한 뒤 시범경기에 들어갈 것 같다. 첫 등판 일정은 나왔지만 팀에서 발표할 때까지 비밀로 하겠다”며 웃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더니든=서다영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