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롯데發 다운사이징… 변화 바람
갤러리아 광교의 오픈 배경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수원시청역 인근에서 1995년부터 25년간 운영해 온 ‘갤러리아 수원’을 올해 1월 폐점했다. 온라인에서 구입하기 쉬운 대중 브랜드가 주를 이루던 수원점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 오픈하는 광교점에는 지난해 성장률이 18%에 달한 명품 콘텐츠를 대거 채울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몸집을 줄이는 ‘다운사이징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명품, 신선식품 등 지난 몇 년간 성장성이 입증된 카테고리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서도 쉽게 살 수 있는 제품들을 진열해 놓은 과거의 오프라인 매장 시대를 접고, 온라인 쇼핑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경험이나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운사이징 시대엔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기존 업태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공간 활용법이 중요해진다”며 “집객을 위한 온갖 종류의 체험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통업체들은 새로 선보이는 매장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소비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차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1월 오픈 예정인 서울 여의도점(가칭)에 도심 속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식물원’ 수준의 자연 쉼터를 도입한다. 1층과 5층 한가운데에 위치한 넓은 공간을 매장이 아닌 다양한 식물로 채워 도심 속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성북구 미아점엔 다음 달 ‘미니가든’ 콘셉트의 오픈형 레스토랑과 카페를 330m² 규모로 선보인다. 경기 용인시 AK플라자 기흥점엔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해 동물 60여 마리를 둔 ‘미니 동물원’이 있다.
정보기술(IT)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신개념 체험 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12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IT기술을 더한 ‘스파오’ 매장을 열었다. 무선주파수인식(RFID)을 활용해 매장 내 모든 상품 재고를 고객이 직접 태블릿PC로 조회할 수 있다.
신희철 hcshin@donga.com·조윤경·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