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전국 202개 대학이 모인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6일 교육부의 대입 정책을 비판하는 의견문을 내놨다. 이들은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교과 활동과 자기소개서를 축소하는 방안이 공교육을 위축시키고, 2023학년도까지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 늘리라는 방안은 교육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런 비판의 종착점은 자율성 침해다. 의견문은 “교육 당국은 대학의 인재 선발 자율권을 인정해야 한다. 여론을 교육 정책의 근거로 삼고, 일부 전형 선발 비율을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한국대학법인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도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사학혁신 추진 방안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추진 방안의 골자는 사립대의 적립금 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법인 개방이사에 설립자와 친족 등을 제외하는 것.
이를 두고 사학들은 교육부가 일부 사학의 비윤리적 사례를 전체 사학의 문제로 왜곡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가 교육 신뢰 추락의 원인을 교육 정책 변경이 아닌 사학의 탓으로 돌리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제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할 예정이다. 이경균 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 사무총장은 “무상교육, 등록금 동결 등 정부 정책 때문에 지원 받는 재정을 빌미로 사학의 자율성을 빼앗고 존립을 무력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입학처장과 사학들이 비판하는 정책의 공통점은 교육부가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내놓은 것들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칼날을 맞은 자들의 볼멘소리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일부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호도해 규제 일변도로 나가면 자율성 침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이들은 정부가 함께 발맞춰 나가야 할 교육 주체들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교육부 안에서는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준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교육부 밖에서는 이런 말이 자주 나온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얘기해도 받아들여지는 건 없다”, “‘만나서 들었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는 것 같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