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호주오픈서 통산 20승 최종 14언더, 23개월 만에 트로피… 위기마다 침착한 퍼팅으로 극복 랭킹 상승 예상 속 도쿄행 청신호… “호주인 캐디와 함께 해 더 의미”
박인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6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이날 우승으로 2연속 올림픽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작은 사진은 우승 후 머리 위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박인비.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올림픽의 여왕’이 깨어났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1년 11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장(파73)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4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2위 에이미 올슨(28·11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파운더스컵 이후 준우승만 5차례 했던 갈증을 해결했다.
박인비는 강점인 퍼팅으로 스스로 희망의 싹을 틔웠다. 라운드 평균 퍼트 수 28개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퍼팅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8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깃대를 맞고 멀리 튀어나간 상황 속에서도 어프로치에 이어 6m 퍼팅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인비는 “(합쳐서 9승을 했던) 2013, 2014시즌과 비교하면 최근 퍼터만큼은 정말 어려움을 겪었다. 단지 퍼터 실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골프는 결국 퍼팅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평균 퍼팅 29.6타로 투어 전체 27위에 그쳤다.
2007년부터 호주 출신 캐디 브래드 비처와 호흡을 맞춰 온 박인비는 “한국에서 9(아홉수를 의미)는 행운의 숫자가 아니라서 언제 20승을 할까 했는데 호주가 나에게는 행운의 장소인 것 같다. 비처와 함께 호주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고 웃었다.
박인비는 이날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상 수상자 조아연(20)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했다. 전날까지 12언더파 단독 2위였던 조아연은 이날 버디 2개에 보기만 6개를 하면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를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