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챔스 두 시즌 금지’ 맨시티, 결국 돈으로 망하나

입력 | 2020-02-17 03:00:00

UEFA, FFP 위반 인정 거액 벌금도
더브라위너 등 주축선수 이탈 조짐… 임기 남은 감독도 유벤투스서 손짓
시즌 EPL 승점 삭감 가능성까지… 구단주 만수르, CAS 항소 대비
460억원 들여 변호사 50명 선임




과르디올라 감독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이 금지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5일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등을 위반한 맨시티는 향후 두 시즌(2020∼2021, 2021∼2022) 동안 UEFA가 주관하는 클럽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고, 벌금 3000만 유로(약 385억 원)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FFP는 구단이 수입 이상으로 과도한 돈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UEFA는 “클럽재정관리위원회가 맨시티 측이 제출한 2012∼2016년 계좌 내역과 손익분기점 정보 등을 검토한 결과 맨시티가 FFP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EPL 사무국이 현재 EPL 2위인 맨시티의 승점(51점)을 삭감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맨시티는 FFP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후원금 계약을 실제보다 부풀려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AP통신은 “맨시티가 숨겨 왔던 실제 수입원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맨시티는 부패한 챔피언”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 항공사의 후원을 받는 맨시티지만, 대부분의 후원금을 실제로 지급한 쪽은 아부다비유나이티드그룹(ADUG)이었다. ADUG는 맨시티 구단주로 석유 재벌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 소유한 투자회사다. 서류 조작으로 구단의 주 수입원인 후원금을 부풀려놓고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거액의 뒷돈을 써 선수 영입 등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맨시티는 2008년부터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사용해 세계적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이적료 7600만 유로),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6370만 유로) 등을 영입해 호화 스쿼드를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이후 4차례 EPL 우승을 달성하며 잉글랜드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이번 징계로 인해 세계 최고 무대인 UCL에서 뛸 수 없게 된 맨시티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탈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더브라위너와 스털링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영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러브 콜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맨시티는 성명을 통해 “UEFA의 결정이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최대한 빠르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맨시티의 만수르 구단주는 소송에 대비한 변호사(50명) 선임에 46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