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산량 1.9% 줄어 395만대… 6위와 격차 줄고 점유율 높아져 전세계 생산량 4.9% 감소속 선방 “현대차 임단협 무분규 타결에도 르노삼성-GM 파업에 6위 놓쳐”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총 395만614대를 생산했다. 2018년(402만8705대)보다 생산량이 1.9% 줄어들면서 7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10대 자동차 생산국은 중국이 1위였고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멕시코 한국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2018년 순위에서 변동은 없었다.
10대 생산국 중 8개국의 생산이 줄었다. 중국은 지난해 총 2571만2000대를 생산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5%나 줄어든 수치다. 신흥 강국으로 꼽히는 인도도 12.7% 줄었다. 미국과 독일도 생산량이 각각 3.7%, 8.1% 감소했다. 브라질과 스페인만 생산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은 9322만9080대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한국은 세계 평균 생산감소율 보다 낮은 감소율로 그나마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생산감소율이 작았기 때문에 세계 생산점유율은 2018년 4.1%에서 지난해 4.2%로 오히려 높아졌다.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 격차도 2018년 7만2000대에서 지난해 2만2000대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일부 기업들의 파업이 없었다면 6위 탈환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지난해에는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임금단체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했고 쌍용차도 파업 없는 한 해를 보내며 여건이 좋았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임단협 갈등을 빚으며 파업에 들어간 점이 생산량 감소의 원인이었다.
지난해 한국GM은 총 124시간 파업을 했다. 한국GM 측은 생산 손실 대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2만∼3만 대 수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을 걸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380시간 파업으로 약 2만1000대의 생산 손실을 봤다.
업계는 올해도 한국의 생산 400만 대 돌파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올해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파업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임단협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명분에 사로잡혀 무조건 파업을 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세계가 지금 미래차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 장성자동차가 인도 탈레가온에 있는 GM 공장을 인수하고 지리자동차가 유럽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고민하듯 우리도 경쟁력을 높이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