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에서도 나폴레옹군은 낙제였다. 프랑스 혁명으로 탄생한 군대는 병사들의 열정은 높았지만 훈련도는 낮았고, 병참 체제가 엉망이었던 탓에 군화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이런 군대를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군 사이에 배치한다. 소위 중앙배치 전술이란 건데, 이런 포진은 “너희 둘이 한꺼번에 덤벼 봐, 얼마든지 상대해 줄게”라고 큰소리치는 것과 같다. 실제로 상대는 나폴레옹군을 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자 나폴레옹은 가운데로 더 깊이 파고들며 적보다 빠르게 움직여 오스트리아군의 우측을 치고, 이탈리아군의 좌측을 쳐서 각개 격파한다. 군대의 측면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보통 두 적의 가운데에 포진하면 양쪽에서 동시에 적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나폴레옹은 반대로 적의 측면을 때리는 기회로 삼았다.
나폴레옹 전술의 핵심은 전투의 결정적 지점을 파악하고 강타하는 것이었다. 그 결정적 지점의 하나로 나폴레옹은 두 군대가 만나는 경계를 꼽았다. 군단이든 사단이든 두 개의 선이 만나는 곳, 또는 연결점이 약한 곳이다.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알아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뻔한 논리를 순간의 아집과 이기심으로 실행하지 못하다가 패배를 헌납한다. 모르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 아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더 어렵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