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명이 300명 관리하는 곳도… 교육부는 대학 실태파악조차 못해 “방역 관리망 밖 확진자 발생 이어… 사실상 비격리-지역사회 감염 우려”
앞서 교육부는 16일 중국 학생 입국 후 2주간 ‘자율 격리’를 실시하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도저히 현장에 적용할 수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17일 본보가 전국 주요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대책을 확인한 결과 격리를 위한 공간과 인력, 예산 모두 역부족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주요 대학은 중국 학생이 2000명 이상인 곳이 많다. 하지만 기숙사 수용 인원은 미미하다. 중국 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2019년 기준 3839명)는 181명(4.7%)을 기숙사에 격리할 예정이다. 한양대(2424명)는 100명(4.1%) 정도에 불과하다. 기숙사 관리도 쉽지 않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입국한 중국 학생들이 격리동 밖으로 나가거나 교내 공동시설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 중국인 유학생은 약 7만1000명. 14일까지 약 2만 명이 입국했고, 앞으로 4만 명가량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대학 기숙사에 있다고 하지만 중국인 유학생 수만 명이 사실상 ‘비격리’ 상태에 있는 셈”이라며 “지금이라도 지방자치단체 등의 전문 보건인력이 유학생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이소연·김태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