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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관광객 급감… 제주 경제 ‘휘청’

입력 | 2020-02-19 03:00:00

中관광객 발길 끊기며 거리 썰렁… 여행사-호텔-식당 등 경영난 직면
제주도, 中企 특별지원 등 대책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와도 걱정, 안 와도 고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관련 관광업계가 연쇄 도산 위기에 처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을 때는 쓰레기, 소음, 교통체증 등을 걱정했는데 막상 발길이 끊기자 여행사, 호텔, 면세점, 식당, 전세버스, 기념품점 등이 경영난에 직면했다.

18일 오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평소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 식사 등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었지만 썰렁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이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지역주민들도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식당 업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힘들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관광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식당을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은 15일 19명, 16일 186명, 17일 6명 등에 불과했다. 이들은 회사원이나 유학생 등으로 관광을 위해 제주를 찾은 이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3000∼4000명이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4일 0시부터 중국인들의 무사증(무비자) 입국이 잠정 중단됐다. 17일부터는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18개 노선 항공기 운항이 모두 끊겼다. 중국 주요 도시와 연결하는 18개 노선을 제외한 제주 기점 해외 직항 항공 노선은 일본과 대만 각 2개 노선,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각 1개 노선 등이다. 홍콩 노선도 조만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도 급감하면서 관광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렌터카 차량은 가동률이 20% 수준으로 떨어졌고 제주시 연동지역 유명 유흥업소는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제주지역 산업구조에서 관광산업을 포함한 3차 산업 비중이 70%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인 만큼 관광 불황은 지역경제에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제주도는 경제위기를 넘기 위해 ‘범도민 위기극복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17일부터 200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특별경영 안정지원자금 융자 지원을 시작했다.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등 ‘감염병 청정 제주’를 알리는 마케팅과 홍보비로 128억 원을 투자하고 최단 기간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제주관광 온라인 빅할인 이벤트’를 추진한다. 제주도는 공직자 등에 대해 지역상권과 전통시장 이용을 독려하고 나섰다.

강영돈 제주도 관광국장은 “내국인 관광객이 반등해 13일부터 지난해의 70∼80% 수준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코로나19 관련 변수가 도처에 깔려 있다”며 “유관기관, 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안전관광 제주’를 알리는 단계별 관광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