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글로벌 기업 ‘코로나 피해’ 가시화
베이징=AP 뉴시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애플은 1분기 매출을 630억∼670억 달러(약 74조9000억∼79조6500억 원)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918억1900만 달러보다 300억 달러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당시 애플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과거보다 매출 전망치를 최소와 최대치 간 40억 달러의 차이가 날 정도로 넓게 잡았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달성이 어렵게 됐다.
이날 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두 가지다. ‘생산 차질’과 ‘중국 내 판매 감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역시 실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중국 내 매장을 닫았다. 최근 일부 매장이 문을 열었지만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1∼3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12월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영업이익 53억6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의 약 20%에 이른다. 브레이디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2월 실적에 따라 예상치를 더욱 낮춰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완전히 철수해 당장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공개 행사나 마케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이 5위권 밖이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및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최근 “중국은 삼성전자에 중요한 시장이다.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더불어 각 기업별 신제품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5%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당수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 공장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등 코로나19 발생 지역 내에 있어 일부 제조사가 이미 부품의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