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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무부 참모 ‘검사장 회의 취소’ 건의… 회의시간 줄여

입력 | 2020-02-19 03:00:00

秋법무 지시로 7시간→4시간 변경… 희망자와 저녁식사 함께 할 예정
법무부, 생중계는 않기로 결정… 참석 예정자들 “일선 의견 전달”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법무부 핵심 참모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와 기소의 판단 주체를 달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며 21일 소집한 전국 검사장회의의 취소를 추 장관 등에게 건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추 장관은 회의 취소 대신 당초 7시간으로 진행될 계획이던 회의 시간을 절반가량인 4시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추 장관 주재 ‘검찰개혁 관련 전국 검사장회의’를 2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열기로 했다. 당초 법무부는 13일 전국 6개 고검장과 18개 지검장에게 회의 소집을 통보하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7시간 동안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의 주제는 기소 주체를 달리하는 방안을 포함해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조직문화 개선 등 크게 세 가지다. 법무부 장관 주재 전국 검사장회의는 2003년 6월 이후 약 17년 만에 처음 열린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으며 윤 총장을 대신해 대검찰청의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이 참석한다.

회의 진행은 법무부가 안건을 밝히면 고검장과 검사장이 자유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검사장회의 시간을 줄이는 대신 참석한 고검장과 검사장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술도 곁들일 예정으로 저녁식사 시간은 두세 시간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와 기소 분리 방안 등은 검사의 핵심 권한에 관한 사안인 만큼 반드시 전국 검사장회의를 생중계하거나 적어도 발언록을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법무부는 생중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언론에 검사장회의를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 검사들에게 발언록을 작성해 추후 공개할지 등은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발언록을 만들지 않더라도 참석한 고검장과 검사장이 메모 등을 통해 검사장회의 내용을 일선 검사들에게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참석이 예정된 검사장들은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면서 추 장관에게 제시할 논리를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검사들은 검사장회의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의 과정에서 추 장관과 검사장들이 면전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수사와 기소 주체를 달리하는 세부적인 방안과 검사장회의의 구체적인 방식 등을 대검과의 협의를 거쳐 19, 20일 공개할 예정이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