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재명기자 base@donga.com
“진문 아닌 다른 계파에 대한 공천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9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측근이었던 정재호 의원 지역구 경기 고양을을 전략선거구로 선정하면서 당 안팎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의 ‘자객 공천’ 논란 대상이 된 금태섭 의원이 안철수 전 의원의 측근이었던 점 등 정치 이력이 공천 과정에서의 불이익이 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진문 논란’이 번지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특정 인물의 공천을 하려는 당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정 의원은 2018년 9월 과로 등으로 쓰러져 “ 일부가 불편한 상태다. 정 의원에 앞서 현역 의원 처음으로 컷오프(공천 배제)된 신창현 의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당 대표였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다.
공관위 2차 심사에서 전략지역으로 분류된 서울 동작을도 추미애 당 대표 시절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강희용 예비후보와 김부겸 행안부 장관 시절 장관보좌관을 지낸 허영일 예비후보가 경선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경기 김포을 예비후보로 나섰던 박상혁 전 청와대 행정관도 3인 경선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박 전 행정관은 2012년 안철수 진심캠프 부대변인과 2016년 박원순 시장의 정무보좌관 등을 지냈다.
이 같은 사례가 나오면서 2017년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원 팀’을 강조하며 사그러들었던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공천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듯 비문(비문재인) 성향의 오제세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혜영 공관위원장과 윤호중 사무총장 등에게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 이장섭이 기어이 오제세를 컷오프시키려 한다“는 등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서울 광진을에 전략공천했다. 또 경기 용인정에는 이탄희 전 판사를 △경기 김포갑 김주영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경남 양산갑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 4곳도 전략공천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