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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확산 우려 현실로…대구경북 등 무더기 확진

입력 | 2020-02-19 21:22:00

대구=뉴시스


지역사회 확산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19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0명이나 늘어났다. 전날 31번 환자(61·여)가 발생한 대구경북에서 18명이다. 특히 31번 환자가 다닌 교회에서만 1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발병 후 최초로 여러 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된 ‘슈퍼전파’로 규정했다. 그러나 교회 내 최초 전파자가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신규 환자 20명 중 15명이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14명이 신천지교회 교인이었다. 현재 교회 내 감염원과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슈퍼전파자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집단감염을 일으킨) 슈퍼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감염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본에 따르면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만 1000명에 이른다. 31번 환자는 대구와 서울에 있는 회사를 비롯해 호텔과 뷔페식당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방문했다. 열흘간 한방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상 발현 후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지만 거부했다. 해외여행도 가지 않았고 증세가 가볍다는 이유였다. 그가 병원에서 접촉한 사람은 128명. 그중 1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내 감염이다.

서울도 비상이다. 이날 성동구에서 40번째 환자(77)가 발생했다. 역시 해외 방문 이력이 없고 기존 환자의 접촉자도 아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발생한 29번(82), 30번(68·여) 환자 부부처럼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불확실하다. 부부의 감염경로는 나흘째 오리무중이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20번 환자(42·여)의 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최연소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속출은 사실상 지역사회 확산을 의미한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즉각대응팀장을 맡았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상황은 슈퍼전파자가 속출하고 의료진이 감염돼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일부터 코로나19 검사 범위를 확대한다. 해외여행 여부와 상관없이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의료진이 판단하면 검사할 수 있다.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도 조사한다. 드러나지 않은 환자가 대거 드러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이날 6번 환자(56) 등 기존 확진자 4명이 완치돼 퇴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대구=장영훈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