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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서 신천지 총회장 형 장례식… 31번 환자도 참석”

입력 | 2020-02-21 03:00:00

[코로나19 확산 비상]코로나 첫 사망자와 연관성 큰 듯
질본 “31번 면담하며 동선 추적… 휴대전화 위치상 이달초 청도 방문”
정신병동, 일반인은 출입금지… 폐쇄된 곳에서 15명이나 확진
면회객-외출환자 없었는데 감염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와 환자들은 대구 신천지교회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도대남병원 건물 내 장례식장에서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열렸다. 신천지 교인이자 슈퍼 전파자 가능성이 높은 31번 환자(61·여)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확인 결과 이달 초 청도에 간 사실이 드러났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20일 현재 15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및 확진자는 모두 폐쇄 병동인 정신병동에서만 나왔다. 첫 사망자인 63세 남성은 25년째 정신병동에 입원 중이었다.


○ 신천지와 연관성 조사 중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저녁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31번 환자의 동선을 보고하며 “대구, 청도에서만 집중적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감염경로를 찾고 있다. 이 회장 친형 장례식장에서 시작됐을 연관성이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다만 장례식장에서 감염된 것인지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도군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 회장의 친형의 장례가 치러졌다. 31번 환자가 이곳을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고 전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질본)는 31번 환자의 휴대전화 GPS 분석 결과 2월 초 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병원을 방문하거나 병원 관계자를 만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질본은 구체적인 동선 확인을 위해 31번 환자 등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사망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


청도대남병원에서 사망한 A 씨는 10세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군에 따르면 A 씨는 무연고자로 여러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5년 전 청도대남병원에 왔다. 19일 오전 사망했고, 사망 당시 몸무게가 45kg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폐렴 증세도 있었다. 청도군 관계자는 “A 씨가 대남병원에 입원한 건 정신질환 때문이지만 폐에도 이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의심한 질본 즉각대응팀이 사후 검체 검사를 의뢰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질본은 병원 측의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받아 코로나19에 의한 폐렴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 분석하는 중이다.

이곳 병원 정신병동에서는 A 씨를 포함해 총 15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54번 환자(57), 55번 환자(59)는 열이 39.5도까지 올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고 1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19일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동국대경주병원에 격리됐다. 20일 확진된 13명 중 사망자를 제외한 12명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 환자와 의료진 격리 중


의료법인 대남의료재단 소속의 청도대남병원은 외래진료 공간과 일반병동, 정신병동, 청도노인병원, 요양시설인 에덴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청도군보건소와 농협이 운영하는 장례식장도 이 건물에 있다. 1988년에 설립됐고, 현재는 내·외과,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8개 과와 응급의료병원, 알코올질환입원치료병원 등 특수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노인병원과 요양시설을 제외한 전체 병상은 150여 개다.

병동과 각 시설은 모두 하나로 연결돼 있다. 외래진료 건물 4층, 요양병원 5층 등 여러 건물이 복합적으로 붙어 있는 형태다. 사망자와 환자 다수가 발생한 정신병동은 전체 건물 중앙에 위치한 대남병원 병동 5층 가운데 1개 층을 쓴다. 질본에 따르면 이곳은 폐쇄병동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의사 2명, 직원 12명이 근무한다. 최근에는 면회객이나 외출 환자도 없었다고 질본은 밝혔다.

20일 현재 병원 및 보건소 근무 인원은 313명, 입소 환자가 302명으로, 총 615명이 격리된 상태다. 즉각대응팀은 정신병동 입원환자 99명과 외래환자 46명, 의료진 등 직원 109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중이다. 추가 환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장례식장에 안치된 시신들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도군은 “건물 장례식장에 A 씨를 포함해 4구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데 나머지 3구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다. 다만 나머지 3명은 이 병원 입원환자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지현 / 대구=명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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