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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심나면 사람 많은 곳 가지 말고 검사 자청해야

입력 | 2020-02-22 00:00:00


코로나19(우한 폐렴) 31번 확진 환자가 예배를 봤던 신천지대구교회가 슈퍼 전파지로 드러나고 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전국 확진 환자 209명 중 133명이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했거나 이들과 접촉했다.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이 교회 신자 4475명 가운데 544명이나 발열과 기침 같은 의심 증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교회 신자 400여 명이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31번 환자는 의심 증상이 나타나 입원 중인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두 차례나 이를 거부했다. 경북 청도 방문 사실도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추적해 뒤늦게 밝혀졌다. 국가적인 위기인 만큼 신자들은 자진 신고하고 자가 격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 다만 과도한 비난과 신상 털기는 이들을 더욱 꼭꼭 숨게 할 수 있다. 방역을 위해서도 감염병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종교행사뿐 아니라 밀폐된 장소에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크다. 싱가포르에서도 특정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3명 중 1명이 감염된 사례가 있다. 보건당국은 일회성 단체 행사를 최소화하고, 밀폐된 실내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역사회 대규모 감염이 현실로 닥친 이상 정부의 성긴 방역망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들의 방역 협조 및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이제는 스스로 바이러스의 전파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 격리하고,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응급실로 직행했다가 확진을 받으면 다른 중증환자들이 피해를 본다. 보건당국은 진단키트와 검사 인력을 확충해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준수, 대중교통 및 다중시설 이용 자제 등을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이러스 전파 고리를 끊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