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외 소수 정당들, 특정 유권자층 핀셋공략 노려 불로소득 최대 90% 세율부과, 기본-노인소득 확대 등 공약 여론 주목 받는 아이디어 속출
○ 원내 소수 정당들의 ‘맞춤형 공약’
정의당의 총선 1호 공약은 자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청년기초자산제’다. 만 20세 청년에게 국가가 3000만 원씩 지급하는 복지 공약이다. 다만 20세 전후에 일정 금액 이상을 상속 또는 증여받았을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거나 세금으로 환수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투표권이 생긴 만 18세 유권자 등 청년층의 표심을 노린 이 공약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심각한 자산 격차와 불평등의 대물림을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난관과 극심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면 비난 따위 아랑곳하지 않겠다. 좋은 포퓰리즘”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은 1호 공약으로 ‘정당법 개정’을 내걸었다. 당직자의 규모와 국고보조금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교섭단체 위주로 배정되는 국고보조금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는 등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내용도 담겼다. 안 전 의원은 “일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정치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민중당은 총선 첫 공약으로 ‘불로소득 환수’를 내걸었다. 상속과 증여의 최대 한도를 30억 원으로 정하고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90%의 세율을 적용해 국가가 환수하는 ‘상속·증여 30억 상한제’, 부동산 매매 이익을 10년간 노동자 평균 임금으로 제한하는 ‘양도소득상한제’, 땅값 상승으로 얻은 불로소득을 국가가 환수하는 ‘토지초과이득세 부활’ 등이다.
○ 원외 군소 정당 파격적인 ‘이색 공약’
원외 군소 정당들은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 제1 목표다. 이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파격적인 이색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복지 예산 배분은 원외 군소 정당들의 단골 목표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를 설립한 이웅진 대표가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결혼미래당’은 3000만 원의 결혼장려금 지원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허경영 씨가 창당한 국가혁명배당금당은 ‘국민배당금 지급’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20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월 150만 원,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월 220만 원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