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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우려’에 왕이 ‘반박’했지만…서로 불리한 내용 숨긴 한중

입력 | 2020-02-27 17:56:00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영국 런던 출장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 시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에서 중국 지방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시한 데 대해 왕 위원이 “불필요한 인원의 국경 간 이동을 일찌 통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 외교부는 왕 위원의 반박을, 중국 외교부는 강 장관의 우려 표시를 공개하지 않았다.

강 장관이 중국의 조치에 공식적인 항의 없이 우려를 표명하는데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한중 정부가 서로 불리한 내용을 숨겼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외교부는 27일 오전 한중 외교장관 통화 보도자료에서 “강 장관은 최근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 등 과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데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중국 중앙 정부 차원에서 사실에 입각하여 과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자료에는 강 장관이 우려를 표시했다는 내용이 없다. 오히려 강 장관이 “한중 양국은 서로 지지하고 도왔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왕 위원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험과 각국의 방역 통제 실천으로 볼 때 불필요한 인원의 국경 간 이동을 일찌감치 통제하고 감소시키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의 우려에 반박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왕 위원의 발언은 앞서 중국이 자국 코로나19 상황으로 각국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때 “무역과 여행에 제한은 두면 안 된다”고 비판해온 논리와도 맞지 않는다.

왕 위원은 그려면서도 “한일이 함께 코로나19를 퇴치한 이후 한중 우호 감정이 더욱 깊어지고 각 분야 교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코로나19가 한중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이런 영향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