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인구의 자연증가가 사상 가장 적은 8000명에 그치면서 올해부터는 인구 자연감소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26일 통계청이 전망했다. 자연증가 인구는 1980년대 매년 50만 명 이상이었으나 2018년에는 2만8000여 명, 지난해엔 8000명까지 줄어든 것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0.98명이던 전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정부가 인구 정책에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왔지만 인구 감소 시대의 도래를 막진 못한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1을 밑돈다는 것은 한 세대 뒤에는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는 경제와 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저출산은 일찌감치 한국의 미래가 걸린 사안이 됐다. 정부는 2006년부터 1∼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해 14년간 185조 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차 기본계획에는 약 104조 원이 투입됐지만 저출산 추세는 가속화됐다.
정부의 그간 저출산 대책은 출산한 가구에 아동수당 등 현금복지 형태로 집중 지원됐다. 보육시설 부족이나 경력 단절, 집값 상승, 사교육비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뒷전에 놓였다. 과도한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현실도 고려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