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어제 1766명으로 늘어났다. 일주일간 확진 환자 수가 17배나 폭증하며 음압병상, 의료 인력, 보호물품 공급 부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는 음압병상 확보가 어렵고, 의료 인력이 부족해 하루 100여 명만 입원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자가 격리 조치를 받고 병상이 비기를 기다리던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의료 인프라 과부하가 감염병에 대한 통제력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의료 인력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의료진 감염까지 속출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병원 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 지역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진 감염이 계속되고 어제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울산대병원 응급실 의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대구경북을 돕기 위해 의료진의 자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의사 24명, 간호사 167명, 간호조무사 157명 등이 대구에 자원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문에 전국에서 의사 260여 명, 간호사 100여 명이 응답했다.
의료진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전장에 나서고 있지만 마스크와 방호복, 손소독제 같은 보호물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 대구 의료진은 마스크와 고글을 재사용하고 방호복 대신 가운만 입고 일하고 있다. 정부는 보호물품 부족 사태에 직면하자 의료진 보호 지침을 바꾸는 식으로 대응했다. 격리공간에서 검체 채취 시에는 전신방호복 대신 수술용 가운 사용을 권장하기로 한 것이다. 검체 채취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지만 사실은 방호복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 따른 미봉책이기도 할 것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중국에 방호복 10만 개를 보내고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