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덴마크 첫 양성반응… 북마케도니아-루마니아도 확진 佛-獨, 감염 경로 확인 못해… “지역사회 유행 첫 단계 가능성” NYT “국경폐쇄 목소리 커져”
27일 북유럽 노르웨이와 덴마크, 동유럽 루마니아와 북마케도니아에서 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기준 확진자가 520명을 넘은 남유럽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북유럽과 동유럽에서도 속속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유럽이 코로나 위험 지대가 됐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남성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자택에서 격리됐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그가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감안해 역학 조사에 나섰다. 덴마크에서도 이날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견됐다. 덴마크 당국은 자국민인 해당 남성이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에 스키 여행을 다녀온 후 24일 증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에서도 전날 각각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역시 최근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루마니아에서도 이날 첫 확진자가 발생해 격리됐다. 그는 3주 전 루마니아로 여행을 온 이탈리아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마케도니아에서도 최근 차량을 이용해 이탈리아를 찾았던 50세 여성이 귀국 후 확진자로 판명됐다.
프랑스에서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지역사회 감염 공포를 키우고 있다. 25, 26일 양일간 확진 판정을 받은 프랑스인 2명은 감염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26일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국민 2005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이용 후 손 씻기’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37%만 ‘씻는다’고 답해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독일에서도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일부는 명확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함께 감염된 부부 중 남편은 한 지역 축제에 참가했고 아내는 유치원 교사로 확인돼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코로나 유행의 첫 단계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독감이나 감기로 오인된 ‘숨은’ 코로나 환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은 26일부터 11개 병원, 100개 지역 보건소에서 독감 증상을 보인 이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유럽 각국은 유럽연합(EU), 즉 하나의 공동체란 점을 의식해 국경 통제 등 교류 축소보다 상호 협력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이미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로 과거보다 결속력이 약해진 EU 체제를 더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극우 정당뿐만 아니라 각국 국민 사이에서도 국경 폐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다음 피해자는 유럽의 개방성”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