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알고도 고객에 펀드판매 정황
檢, 하드디스크-업무기록 등 확보
검찰이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판매 사기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대신증권,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모두 라임 펀드를 판매한 금융기관이다. 라임 펀드 판매사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금융기관을 압수수색한 건 이달 19일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두 번째다. 19일엔 서울 영등포구 라임 본사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과 대신증권 본사, 서초구의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영등포구 KB증권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업무 기록 등을 확보했다. 펀드 판매 담당자들이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예상하고 만든 내부 보고서, 판매 담당자들이 라임 측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이 압수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판매사들이 라임이 고객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이를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펀드 상품을 팔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판매 담당자들이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회사 내 어느 선까지 보고했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환매 중단으로 고객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 부실 라임 펀드 1조6679억 원 중 3577억 원어치가 우리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를 판매한 19곳의 은행과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액수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의 부실로 고객에게 투자금의 30%를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를 지난해 3월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은행은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라임 펀드 판매를 중단했고 라임은 같은 해 10월 운용 펀드 일부에 대해 환매를 중단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한 라임 전 부사장 이종필 씨(42·수배 중)를 기소중지했다. 이 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 경영진이 회삿돈 800억 원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영장 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