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의료계 “팬데믹 병상부족 대비를” “입원 치료 대상 20%정도 불과… 경증환자는 격리통한 관찰로 충분 병실 대기중 사망 재발 막으려면 증상따른 분리 수용 서둘러야”
음압병실 확충 바쁜 병원 28일 대전 충남대병원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일반병실에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고 있다. 11개의 음압병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 병원은 추가로 음압병실 8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전=뉴스1
○ 병상 곧 포화 상태
대구 지역만 봐도 병상은 이미 포화 상태다. 대구지역은 이미 빈 병상이 없어 많은 확진 환자가 자가 격리 상태로 지내고 있다. 28일 오전까지 대구에서는 634명만이 병원에 입원했다. 절반이 넘는 수가 여전히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만 28일 265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돼 환자는 1579명이 됐다. 현재 시가 확보한 병상은 1013개로 대구 환자만 들어가기에도 모자란다. 27일에는 이렇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자가 격리 상태이던 고위험군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환자 65명이 발생한 부산은 현재 음압 병상 여유가 2개에 불과하다. 729개 병상이 남아 있는 경북도는 의료 인력과 자원 부족으로 도내 환자도 다 수용하지 못한 상태다.
○ “이제 1인 1실 고집, 호사스러운 일”
현재의 환자 입원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이날 전국 국립대병원장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보낸 메시지에서 “더 이상 음압 격리로 1인 1실을 고집하는 것은 개인여행처럼 호사스러운 일이다. 수천 명의 확진자가 예상되면 호사스러움은 접어두고 수백 명이 수학여행을 갈 때처럼 해야 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실제 모든 환자가 입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28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미래통합당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국이나 서울대병원, 상급종합병원의 데이터를 보면 엄밀하게 입원 치료가 필요한 분들은 20% 내외”라고 말했다. 이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브리핑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나 중국에서 나온 4만 건의 논문을 보더라도 코로나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19%다”고 설명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위원장은 “경증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온 교민들처럼 임시 수용시설을 마련해 경과를 살피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증 환자를 위한 ‘전담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새로운 입원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경증이거나 위험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분들이 있을 거다. 그런 분들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선별하는 기준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도 100실 규모의 경북 문경시 소재 연수원을 격리 시설로 만들어 경증 환자 치료 등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image@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 부산=조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