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국무부가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한 여행경보 조치를 격상했다”며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두 나라의 특정 지역들(certain areas)로 여행을 가지 말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2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추가 조치에 대해 “적절한 때가 아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내놓은 조치다. 이미 미국인들의 여행이 금지돼 있는 이란에 대해서는 14일 내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의 미국 내 입국 금지 조치로 확대했다.
국무부는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에서 대구를 특정해 4단계로 올렸다. 22일 2단계(강화된 주의 실시)→26일 3단계(여행 재고)에 이어 다시 사흘 만에 특정 지역을 최고등급까지 올린 것이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이런 미국의 조치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 환자를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으로 잘못 이야기했다가 나중에 CDC가 정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내 첫 사망자의 신상부터 틀리는 것을 놓고 “행정부의 대응 능력과 정확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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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에서는 이밖에도 스노미쉬 카운티의 한 고등학생, 최근 한국의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50대 여성이 추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내 발생한) 첫 사망자가 한국 여행을 다녀왔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해당 환자의 죽음은 여행과 관련이 없다”고 확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미국의 이런 조치가 속전속결로 이뤄지면서 조만간 한국인들에 대한 미국의 입금제한 혹은 금지 조치도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2월 29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813명 추가돼 총 확진자 수가 3150명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를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확산국에 대한 여행 금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그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조금 불균형적으로 높은 숫자를 가진 두어 나라, 몇 개 나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결정을 곧(very soon)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소식통은 “주미대사관 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매일 점검회의를 하면서 관련 조치들을 점검, 시행하고 있다”며 “미국 측에 우리 정부의 대응 조치와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