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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연쇄 ‘셧다운’ 현실화…자동차·전자업계 공장 폐쇄 사례 연이어

입력 | 2020-03-01 17:22: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주요 제조업의 연쇄 ‘셧다운(공장 폐쇄)’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내 자동차·전자업계 공장 폐쇄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해외에선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탓에 현지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지표에도 적신호가 들어오는 등 코로나19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선사업부 소속 생산직 직원이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신천지예수교 신자인 딸이 확진자로 판정나자 자신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러한 내용을 회사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구미 2사업장의 특근 인력을 모두 퇴근시키고 1일 오후 7시까지 방역을 진행했다. 특히 이 직원이 근무한 층은 3일 오전까지 폐쇄하고 방역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구미 2사업장에서는 지난달 22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해 주말을 포함해 3일간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구미 2사업장에서만 총 7일간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구미 2사업장은 국내에 공급하는 주력 스마트폰 일부와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소속의 구미 1사업장 비생산직 직원 1명도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생산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사업장 1단지에 입주한 은행 직원이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일까지 모바일·차량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방역을 마친 뒤 3일부터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패널 생산 시설은 정상 가동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이나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달 초 중국 현지 협력사 가동 중단으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국내 모든 공장이 멈췄고, 이후에도 울산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은 기업의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 예정이던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 착공식을 취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앞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며 “R&D 센터 설립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사업 논의를 위해 현지에 직원을 보냈지만 현지 공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지난달 25일 중국 광저우로 출장을 간 LG디스플레이 소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직 직원 10여 명도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가 주중 한국 대사관의 요구로 사흘 만에 외부로 나왔다. LG전자는 베트남 출장을 자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은 경제 지표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400만 달러(약 2조2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중국과 국내 공장 곳곳에서 조업이 중단되고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전체 수출액도 일평균으로 따지면 7.6% 줄었다.

한편, 1일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세계 주요 86개국의 시가총액은 1월 20일보다 5조9988억 달러(약 7260조 원) 감소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1904억 달러(약 230조4000억 원)가 사라져 세계 주요국 중 6번째로 감소 규모가 컸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김도형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