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한국시간)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화인컷
함께 만든 ‘도망친 여자’로 두 번째 은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연인 김민희와 포옹
‘기생충’은 세자르상…한국영화계 겹경사
홍상수 감독이 ‘뮤즈’ 김민희와 7번째 합작한 영화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3년 만이다.
1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홍상수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민희와 뜨겁게 포옹했다. 그는 “함께 한 모든 스태프와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이 자리의 여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객석으로 눈길을 보냈다. 박수가 쏟아지자 김민희와 또 다른 주연배우 서영화가 자리에서 일어나 화답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처음 만난 뒤 연인이 됐다. 2017년 3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시사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이를 공개했다. 이후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하는 한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아왔다. 다만 해외 영화제에는 동행해왔다. 이번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도 커플링을 낀 손을 맞잡고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은곰상 트로피를 손에 쥔 홍상수 감독과 ‘도망친 여자’의 주연 김민희, 서영화.(왼쪽부터) 사진제공|화인컷
홍 감독은 2008년 ‘낮과 밤’을 시작으로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등을 거쳐 ‘도망친 여자’까지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4편을 출품했다. 그 가운데 김민희와 함께한 두 편으로 연이어 은곰상을 수상, 이들의 작품세계가 유럽 영화계와 평단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증명해냈다.
특별한 시나리오 없이 일상에서 포착한 삶의 순간을 영화로 담는 홍 감독의 스타일대로 최근작 역시 실제 두 사람의 상황을 빗댄 듯한 이야기로 시선을 끈다. ‘도망친 여자’는 남편의 출장으로 결혼 뒤 처음 떨어지게 된 주인공이 세 명의 친구를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무한한 수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며 시상 이유를 밝혔다.
한편 ‘기생충’ 역시 역사를 계속 써가고 있다. ‘기생충’은 2월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5회 세자르상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까지 품에 안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