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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잘 던지자 더 잘던진 경쟁자

입력 | 2020-03-02 03:00:00

마르티네스, 3이닝 4K 무안타




역시 아무나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가 되는 건 아니다. 경쟁자가 한번 삐끗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김광현(32)과 세인트루이스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사진)가 1일 열린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워싱턴 타선을 요리했다.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고 볼넷만 3개를 내줬다.

마르티네스는 지난달 24일 시범경기 첫 등판 때 뉴욕 메츠를 상대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사흘 뒤 김광현이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면서 김광현이 선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 그러나 이날 마르티네스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면서 경쟁 구도는 안갯속으로 흘러가게 됐다.

빠른 공(평균 시속 155km)이 주무기인 마르티네스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면서 42승 2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던 선수다. 2018년에도 선발로 시즌을 맞았지만 어깨에 통증을 느껴 후반기부터 불펜으로 이동했으며 지난해에는 48경기에 전부 구원투수로 나왔다. 메이저리그 ‘초짜’인 김광현이 아직 ‘내부의 적’과 싸우기 바쁘다면 베테랑 메이저리거 류현진(33·토론토)은 ‘외부의 적’을 둘러봐야 할 상황이다.

시범경기 들어 불방망이를 자랑하는 다른 팀 타자로는 단연 볼티모어의 크리스 데이비스(34)를 꼽을 수 있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62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허덕였던 타자다. 지난해 타율이 0.179에 그쳤는데 그나마 2018년(0.168)보다는 기록이 좋았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타율 0.714, 3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와 볼티모어는 올해 19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데이비스가 부활에 성공한다면 류현진으로서는 껄끄러운 상대가 한 명 생긴 셈이다.

한편 류현진은 원래 5일 탬파베이를 상대로 방문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이동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시범경기 등판을 닷새 미루기로 했다. 두 팀의 캠프는 약 166km로 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류현진은 이날 그 대신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컨디션 점검에 나선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실제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하고 투구와 타격을 하는 훈련을 뜻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