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입국 중국인 유학생 첫 확진… 지난달 28일 中선양→인천공항 강릉 이동후 검사서 양성 판정… 교육부, 초기증상 없으면 검사 안해 “정부 유학생 관리 대책 허술” 지적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유학생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학생은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전혀 없어 입국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교육부의 ‘중국 입국 유학생 관리 방안’에 의해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전수 검사를 통해 발견한 사례라 중앙정부의 중국인 유학생 관리 대책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강원 강릉시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 A 씨(21)는 지난달 28일 중국 선양(瀋陽) 타오셴(桃仙)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가톨릭관동대에 재학 중인 그는 교직원과 함께 공항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A 씨는 모든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는 강릉시의 방침에 따라 당일 오후 6시 반경 강릉아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어 오후 7시경 교내 기숙사에 입실했다.
A 씨가 만약 교육부의 지침만 따랐다면 한동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관련 대책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발열 등의 증상이 없으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다.
입국 유학생들은 2주 동안 등교하지 않고 기숙사 등에 자가 대기하면서 매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건강 상태만 체크해 보내면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릉시처럼 모든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무증상 감염은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전수 검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원도는 또 기숙사 외에 원룸 등 자신의 집에서 자가 격리를 택한 유학생 통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올 2월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수는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1∼27일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1만4834명에 그쳤다. 2019년 같은 기간 입국자 수(3만8731명)와 비교하면 61.7% 줄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날짜별로는 지난달 10일부터 중국인 유학생 입국자 수가 2019년보다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했다.